여성이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흉흉한 범죄 소식에 마음이 어지럽다. 사실 여성들이 늦은 시간에 좁고 어두운 골목길을 지날 때 느끼는 공포감은 매우 크다. 전국적으로 이런 강력범죄가 증가하자, 지자체들도 해법 마련을 고심하는 모습이 확연하다.
최근 도시의 범죄율을 낮추기 위해 자주 언급되는 것이 골목길을 밝히는 가로등과 범죄 감시를 위한 CCTV의 올바른 활용이다. 혹자는 그 효력을 의심하기도 하지만, 도시 범죄 예방도 결국 '기본'에서 출발해야 한다. 우선 도시 가로등은 범죄 예방의 기본 인프라이다. 영국의 연구진은 야간 길거리 범죄의 약 40%가 조도 5럭스(lux) 이하 어두운 곳에서 발생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실제 가로등이 범죄를 줄인 해외 사례도 있다. 인구 100만명의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는 범죄와 마약 등으로 한때 인구가 60만명까지 줄자, 시의회가 나서 대표적 환락가였던 뷰캐넌 거리에 가로등을 적극 설치해 범죄율을 30% 낮추는 효과를 거뒀다. 다음은 CCTV의 올바른 활용이다. CCTV의 범죄 예방 효과와 사생활 침해 문제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카메라만 산발 설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CCTV를 24시간 통제·관리해 범죄나 사고 발생 때 신속 대처할 인력까지 수반된다면 그 효용성이 분명 나타날 것이라고 본다. 국내에선 광교신도시가 좋은 사례다. 단순히 CCTV를 다수 설치하는 수준을 넘어 유비쿼터스 기반의 체계적인 CCTV 운영과 더불어 사고 시에 경찰이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앞으로 모든 신도시 조성 단계에서 이러한 범죄 예방 인프라가 필수적으로 논의됐으면 한다. 일반적으로 범죄 다발지역에는 높은 담장이 이어져 골목이 후미지고, 창문이 나무에 가려져 있어 외부 감시효과가 상당히 떨어지는 반면, 범죄 청정지역은 담장이 낮고 가로등 설비가 잘되어 주변의 감시효과가 매우 높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범죄 예방의 중추인 '외부 감시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도시의 어두운 공간과 범죄자의 은신처를 없애는 것이 예방의 첫걸음이다. 여성과 어린이들의 밤늦은 귀갓길을 밝혀주는 환한 가로등, 24시간 범죄 감시와 대응력을 결합한 CCTV 확충 등으로 도시가 주민들을 지켜주는 세상이 정착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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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KOWSAE Archives
November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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