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기로 유명한 건설업계에서 잔뼈 굵은 여성 건축전문가들이 인재육성을 위해 뭉쳤다.
지난 7월25일부터 26일까지 (주)한국여성건설인협회가 마련한 ‘차세대 건설 리더스 캠프’는 차세대 건설인을 꿈꾸는 23명의 중고생과 다양한 분야의 건설 전문가들의 배움과 가르침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던 현장으로 기억된다. 이날 한국여성건설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연세대학교 하미경 교수는 “과거 건설 분야는 여성이 일하기 힘든 환경이었으나 이제는 성별을 넘어 여성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이 된 시대”라며 “이번 차세대 건설 리더스 캠프를 통해 건설전문 분야의 폭을 넓이고 각자의 미래를 구체화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개회사를 전했다. 현재 건설은 전환점에 놓여있다. 과거에는 경제 발전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미래에 대한 고려 없이 개발됐다면 이제는 가치와 효율을 중시하고 자연과의 조화를 꿈꾼다. 환경성·효율성·심미성 갖춰야 건강한 건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는 생각 하에 도시에 머무는 사람들의 심리를 고려하고 휴식이 가능한 조경, 편리한 교통을 모두 고려한 개발 등 ‘사람이 먼저’인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 최우선 되고 있다. 올해 건설된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는 마치 우주선을 연상시키며 이음새 없는 알루미늄 패널을 통해 디자인을 추구하는 동시에 외부 공간, 위층과 아래층, 건물과 공원의 경계를 지워 공간적 활용성을 높이고 있다. 또 설계 시 풍경을 최우선으로 고려, 지속 가능성을 염두 했다고 밝혔다. 여성 건설 리더들의 설명에 따르면 건설은 완공 후 그곳에서 생활하는 인간의 삶이 최우선 돼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건물 하나를 별개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환경성·효율성·심미성을 모두 갖춘 넓은 시각에서의 도시계획을 지향해야한다. 때문에 과거와 달리 건축시장에서 여성들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여자가 일하기 험한 일로 분류됐던 건설은 앞으로 인테리어, 구조, 조경, 교통 등 여러 고려요소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상대적으로 남성보다 꼼꼼한 성향을 지닌 여성들의 입지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캠프에서는 건축의 전반적인 설명과 함께 도시계획, 조경, 엔지니어, 건축 설계, 실내인테리어, 교통, 구조 및 시공 부문으로 나눠 각 분야 전문가와 그룹 멘토링을 진행돼 많은 학생의 호응을 얻었다. 코너별 멘토링 프로그램은 주입식 교육이 아닌 요소별 업무소개와 현장의 경험을 그룹별로 공유해 학생들이 느끼는 ‘진짜’ 궁금증을 해결하고 건설시장의 시야를 넓힐 수 있어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현대건설 현장 및 푸르지오 벨리 탐방 실시 그룹 멘토링에서 학생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진로결정과 여성으로 건축업계에서 차별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이에 전문가로 구성된 멘토들은 “과거와 달리 현재는 현장에서 거의 차별이 존재하는 않는다”, “힘들지 않은 일은 없으므로 건축에 대한 열정만 있다면 고통도 달게 느껴질 것”, “건축회사, 공무원뿐만 아니라 구조·시공 전문가, 실내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가 존재하기에 조급하게 결정하지 말고 가능성을 열어 놓을 것” 등 건축 선배로서 학생들에게 조언을 건넸다. 이론 교육에 이어 현장견장도 진행됐다. 올해 연말 그랜드오프닝을 위해 막바지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인 삼성동 코엑스 공사현장을 방문, 학생들은 공사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건물 시찰에 나섰다. 코엑스 몰은 약 2300억 규모의 총 공사면적이 17만3000㎡(옥외 3만3000㎡, 옥내 13만9000㎡)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리모델링을 통해 '언폴딩 스카이(unfolding sky)' 개념을 도입, 자연채광을 극대화함으로써 방문객에게 지상과 같은 환경을 제공하는 동시에 전력 사용을 대폭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학생들의 호응도가 가장 높았던 대우 푸르지오 벨리 현장체험에서는 미래 거주 공간을 제시, 풍력, 수력 등 건물 자체 생산 에너지를 이용한 에너지 자립형 건물을 비롯해 거주자의 몸 상태를 확인해 주고 외부에서도 집안의 모든 전자기기의 조작이 가능한 사물인터넷의 활용 등 미래 공간을 직접 체험하며 앞으로의 비전과 방향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캠프에 참여한 한 학생은 “건설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만 가지고 방법은 막연했는데 캠프를 통해 다양한 건설직업을 자세히 알 수 있게 됐다”며 “진짜 건설인이 되기 위해 열심히 학업에 매진하겠다”고 전했다. 실제로 차세대 건설 리더스 캠프는 막연하게 느껴지는 건설을 다각적인 방법으로 접근을 시도하고 있었다. 이론적 설명은 물론 심층적 멘토링과 건설현장 체험, 미래의 주거에 대한 비전 제시 등 전문적인 내용을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풀어준 실용적 캠프 프로그램에 필자 또한 학생으로 돌아가 열정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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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KOWSAE Archives
November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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